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가 떠오릅니다.
헬스장에 발을 들인 첫날, 러닝머신과 덤벨 사이에서 멍하니 서 있었죠. "도대체 뭐부터 해야 하지?"라는 생각에 막막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. 트레이너로서 처음 고객을 만났던 날도 비슷했어요. "유산소운동이 좋다는데, 근력운동도 해야 한다면서요? 뭐가 다르고, 어떻게 해야 하나요?"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했던 저 자신이 떠오릅니다. 지금은 웃으며 떠올리지만, 그때는 꽤 당황스러웠죠.
우리 몸은 세 가지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필요한 운동 에너지를 공급받습니다. 각각의 시스템은 운동강도와 지속시간에 따라 활성화되며, 신체가 어떻게 에너지를 생성하고 사용하는지 이해하면 더 효율적인 운동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. 오늘은 젖산 시스템, 유산소 시스템, ATP-PC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!
ATP-PC 시스템: 짧고 강력한 에너지 공급
작동 시간: 약 10초
특징: 즉각적이고 폭발적인 에너지 공급
ATP-PC 시스템은 단시간, 고강도 운동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합니다. 예를 들어, 100m 전력 질주나 최대 중량을 들어 올리는 운동처럼 순간적인 힘이 요구될 때 활성화됩니다. 근육에 저장된 ATP(아데노신 삼인산)가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고, 크레아틴 인산(PC)을 사용해 빠르게 ATP를 재생합니다. 하지만 저장된 크레아틴 인산의 양이 적어 약 10초 이내에 고갈됩니다.
대표 운동: 단거리 달리기, 역도, 점프 같은 고강도 운동
젖산 시스템: 산소 없이 빠른 에너지 생성
작동 시간: 약 10초~2분
특징: 빠른 에너지 공급, 젖산 축적으로 인한 피로
젖산 시스템은 무산소 해당 과정이라고도 하는데요, 중강도~고강도 운동에서 활성화되며, ATP-PC 시스템의 에너지가 고갈된 후 작동합니다. 산소 없이도 탄수화물을 해당 과정을 통해 분해해 ATP를 생성하는데, 이 과정에서 젖산(락트산)이 부산물로 생성되어 근육의 피로를 유발합니다.
대표 운동: 400m 달리기,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(HIIT)
유산소 시스템: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
작동 시간: 2분 이상
특징: 산소를 사용하여 장시간 에너지 생성
유산소 시스템은 장시간 운동에서 활성화 돼요. 산소를 사용해 탄수화물과 지방을 에너지로 전환하며, 크렙스 회로와 전자전달계를 통해 ATP를 생성합니다. 피로 물질 축적이 적어 오랜 시간 운동할 수 있지만, 에너지 생성 속도가 느려 고강도 운동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.
대표 운동: 장거리 달리기, 수영, 사이클링
근력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법
사실 운동 중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에요. 운동 강도와 지속 시간에 따라 세 가지 시스템이 연속적으로 작동하거나 함께 활성화되기도 합니다. 예를 들어, 단거리 달리기를 할 때는 ATP-PC시스템이 먼저 작동하며, 그 뒤로는 젖산 시스템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.
헬스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. 1~6회에 해당하는 저반복 고중량 운동에서는 ATP-PC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고, 6~12회에 해당하는 중강도~고강도의 반복 운동에서는 젖산 시스템이 동원되게 됩니다. 이때의 젖산 축적은 근육 성장의 신호로 작용하며, 대사적 피로와 관련된 근비대 효과를 강화합니다. 한 가지 팁으로는 세트 사이에 30초에서 1분 사이의 짧은 휴식을 통해 젖산 시스템의 활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조절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습니다.
체중감량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법
ATP-PC시스템과 젖산시스템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은 칼로리 소모 효과가 유산소 운동에 비해 적지만, 대사량을 높이는데 효과적입니다. 근육량이 증가하면, 운동을 할 때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되어 장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. 또한,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각각의 장점을 결합해 체중 감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요, 예를 들어서 근력 운동으로 근육을 자극하게 되면 체내의 글리코겐이 소모되기 때문에 근력운동 후 유산소 운동 시 지방이 더 효과적으로 연소되게 됩니다. 또한, HIIT(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)는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과 휴식을 반복하며, 운동 후에도 칼로리 소모가 지속되는 EPOC(애프터번 효과)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때 가벼운 유산소를 추가하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.
ATP-PC시스템, 젖산 시스템, 유산소 시스템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합니다. 이 시스템들을 이해하고 운동 유형과 목표에 따라서 적절히 활용한다면, 더 효율적이고 건강한 운동을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.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만약 "유산소운동이 좋다는데, 근력운동도 해야 한다면서요? 뭐가 다르고, 어떻게 해야 하나요?"라는 질문을 받는다면,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하시겠어요?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:-)
감사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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